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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판전
포스텍 총학생회의 퀴어 퍼레이드 공동행진에 대한 입장문 본문
2018년 6월 21일 공개된 입장문입니다. 초고를 썼습니다.
지난 6월 20일 포스텍 총학생회는 ‘서울퀴어퍼레이드 대학생 공동행진’ 참여를 알리며 참가 신청 안내문을 학생 라운지에 게시하였습니다. 이에 포스텍 라운지에서는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오는 칠월은 소수성애자를 위한 축제가 벌어지는 때입니다.’, ‘퀴어 퍼레이드의 실체’, ‘총학생회의 2018년 퀴어축제 참여를 반대합니다.’ 등 퀴어 퍼레이드와 총학생회의 참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습니다. 페이스북 ‘포스텍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에도 비슷한 글과 댓글이 등록되었으며 ‘포스텍 총학 퀴어축제 참가 반대’라는 페이지도 개설되었습니다.
POSTECH 성소수자 모임 LINQ는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을 엄중히 주시하고 있으며, 학생사회의 공론 형성에 의견을 보태고자 이 글을 통해 입장을 밝힙니다.
퀴어 퍼레이드는 1969년 성소수자 탄압에 대항한 스톤월 항쟁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되었습니다. 여기서 성소수자들은 그들이 사회에 존재함을 적극적으로 드러냄으로써 자긍심을 높이고 인권 보장을 주장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올해로 19회째를 맞고 있으며, 이 행사에는 각종 성소수자 인권단체뿐만 아니라 국가인권위원회, 미국, EU 등 여러 나라의 대사관, Google 등 다국적 기업이 함께하여 모든 차별과 배제에 저항하고, 인간의 평등과 존엄을 확인하는 중요한 행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번 총학생회의 참가 결정은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의 공동행진 요청에 따른 것이며, 작년에도 같은 절차를 거쳐 참가한 바 있습니다. 이 공동행진에는 우리 학교 총학생회를 비롯하여 서울대, KAIST,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홍익대, 인천대 등 여러 대학의 총학생회가 함께 하였습니다. 총학생회가 함께 걷는다는 것은 소수자 학생들이 어떤 이유에서도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게 하겠다는 선언이자, 이를 위해 총학생회가 함께하겠다는 행동입니다.
학생 수가 적고 아우팅 위험이 큰 우리 학교에서 성소수자 학생들의 목소리는 위축되고 배제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총학생회가 일 년에 단 하루, 이 당연한 원칙을 확인하고, 공허한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행진으로 보여주는 것이 성소수자 학생들에게 얼마나 큰 의지가 되는지 짐작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십분 감안하여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부수적인 논란에 대해서는 짧게 이야기하겠습니다.
- 전체학생대의원회의의 의결 과정에 대한 문제는 당 회가 직접 답해야겠지만, 이 의결과정은 대의민주주의의 원리를 따른 것입니다. 전학대회에는 매번 수십 개의 안건이 상정되고 이에 대해 일일이 설문조사를 하지는 않습니다. 회의 전에 안건이 공개되는 등 의견을 전할 기회가 있고, 각 대의원이 판단하여 의결할 문제입니다. 누군가의 글처럼 “동성애 허용 vs 동성애 반대”라는 ‘찬반이 가능한 주장’에 대한 지지이기 때문에 의견을 물어야 할 특별한 사유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혐오라고 단호하게 답하겠습니다.
- 퍼레이드의 음란성에 대한 주장도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음란’의 기준은 무엇입니까? 사회적 ‘통념’ 또는 ‘관습’입니까? 퀴어 퍼레이드는 단순히 ‘우리도 평범한 사람이다’를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다름을 배척하고 차별을 강화하는 사회적 통념과 관습을 깨는 것이며, ‘우리는 통념과 무관하게 존재하며, 이만큼이나 다양하다’를 보여주려는 것입니다. 노출 또는 성기 묘사는 이러한 전략의 일종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들 중 어느 것이 보는 사람의 ‘인권’을 퍼레이드의 가치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침해하고 있습니까? 퀴어 퍼레이드에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합니다. 몇 해에 걸쳐 가장 자극적인 사진만 모은 것이 저 정도라면, 과연 논쟁거리나 될지 의문입니다.
이상입니다. 우리 모임의 입장이 학생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POSTECH 성소수자 모임 LINQ